나는 얼마 전까지 스타트업 마케터였고, 스물아홉 마지막 이십대의 한 해는 오로지 음악만을 위해 쓰고 싶어서 퇴사하고 프로듀서(겸 유튜버)가 되었다.

이 글은 내가 몇 년 전 미디작곡을 처음 시작했을 때 들었던 피드백을 가장한 끔찍한 비난에 대한 내용이다.

미디를 처음 시작하고 스스로 재능이 있다고 믿었다. (물론 지금은 배우면 배울수록 점점 겸손해지는 중이다.) 내가 만든 몇 곡의 비트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리액션도 살펴볼겸, 그리고 피드백도 좀 받을겸해서 커뮤니티에 내 곡을 올렸다. 음악 관련 카카오 오픈채팅방이었다.

아래는 곡을 올리고 몇 분 후 내가 얻은 반응이다.

"곡이 너무 구려요."

"악기 구성에 대햐서 좀 더 공부를 하셔야 할 것 같아요."

당시에는 이런 피드백을 씹어 삼키고 수용해야만 성장할 수 있는 줄 알았다.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열심히 정진하겠다는 채팅을 남기고 스마트폰을 주머니에 넣었다.

집에 가서 곰곰히 생각했다. '이게 맞나?'

당연히 그건 맞지 않았다. 이후로 결심한 것 한 가지가 있다. 피드백과 비난은 반드시 구분할 것. 피드백을 가장한 비난을 퍼붓는 사람에게 똑같이 가차없이 대할 것.

나는 꽤 똘끼가 있는 편이다. 앞서 스타트업 마케터 출신이라는 말을 했었는데, 전 회사의 대표가 피드백을 준답시고 툭툭 비난을 던지길래 메신저로 한 말씀 올렸다. "대표님 피드백은 도움 안됩니다. 피드백은 4A 형식으로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."

넷플릭스 사장(이름이 뭐였더라)이 쓴 <규칙없음>이라는 책에 4A 피드백이라는 게 나온다.

1) 피드백은 상대를 도와줄 목적(aim to assist)이어야 한다.

2) 피드백은 실행 가능한 내용(actionable)이어야 한다.

3) 피드백을 받으면 감사(appreciate)를 표한다.

3) 피드백을 수용(accept)할지 말지는 받는 사람 자유다.

대충 요런 내용이다. 책 재밌으니 함 읽어보시길.

암튼 그런 후로 대표한테서 답장도 없고 나를 다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 같아서, 쟤는 그냥 소인배구나 했다. 그리고 얼마 뒤에 나왔다.

어쨌든 피드백을 잘 주고 받자. 피드백이라는 건 주는 사람도, 받는 사람도 서로 성장할 수 있는 윈윈 시스템이다.

이걸 자주 루즈루즈 시스템으로 만드는 사람들은 나한테 쓸모 없는 사람이니 거르는 게 맞다👍

피드백과 비난은 구분되어야 한다.